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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메이커 벨트

파편화되어 사라지고 있는 을지로 도심 제조업 생태계를 묶어 주는 거대한 띠와 같은 뉴 타입 메가스트럭쳐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을지로 제조업 생태계를 보존하며 나아가 미래 산업 환경과 도시 조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조회 2486

파편화된 도심 제조업을 모으고 연결하는 뉴 타입 메가스트럭쳐

을지로 도심제조업 생태계는 서울이라는 메가시티, 그중에서도 심장부에 위치해 그들만의 독특한 지역 완결적 제조업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보존하고 발전시켜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성을 무시한 대규모 개발 앞에 그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 제조업 지역을 삭제해버리고 블럭 단위의 아파트 단지나 상업,업무 단지가 들어온다면 그것은 경기도 외곽 신도시의 풍경과 무엇이 다를 것 인가. 이곳을 어떻게 보존하고 지속 발전하게 할 수 있을까, 또 그를 위해 지금까지 세운상가군을 중심으로 을지로 일대에 행해졌던 소극적인 접근 방식은 과연 유효한 것인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이 일대에서는 터부시 되어왔던 메가스트럭쳐라는 과감한 접근을 해 보고자 한다. 세운상가를 포함해 세계 각지의 올드타입 메가스트럭쳐가 지어진 지 반세기가 지났다. 그것들로부터 가져가야 할 것과 바꾸어야 할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을지로 일대의 도시 제조업 생태계는 그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전면적 개발 앞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여있다. 사이트 바로 앞인 세운 4구역은 이미 블록 전체를 날려버리는 거대건물군이 들어오는 것이 확정된 상태이다. 계획하고자 하는 뉴 타입 메가스트럭쳐는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도시제조업 지역에 최소한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분별한 난개발의 파도로부터 지역이 쓸려나가는 것을 막고 이미 파편화되어 흩어지고 있는 도심 제조업의 조각들을 한곳에 담으려 한다. 어찌 보면 이것은 성벽처럼 작동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중세의 성벽처럼 모든 것을 막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 메가스트럭쳐는 과거의 메가스트럭쳐와는 달리 이미 존재하는 지역성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것이며 주변과의 적극적 연결을 통해 도시 콘텍스트의 확장과 다양화를 추구, 도시의 성숙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 메가스트럭쳐는 제조업의 특성상 효율적 평면 구성이 필수적이며 갈 곳 잃은 을지로의 많은 수의 제조업체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와 함께 지역 활성화를 위해 공공적인 부분에서 역시 높은 밀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기에 그것에 방해되는 과도한 오프닝이나 보이드 공간은 두지 않았다. 대신 이미 수요가 확실한 프로그램들이 밀도 있게 만들어내는 풍경을 상상해볼 수 있다. 효율성을 위해 평면적으로는 단순히 배치된 프로그램의 띠들이 수직적으로 쌓여서 만들어내는 220m x 180m의 거대한 도시적 파노라마는 도시 내외부에 새로운 어반스케이프를 제공한다. 이러한 파노라마는 제조업, 상업, 공공, 체육 프로그램이 겹겹이 쌓인 저층부에서는 굉장히 활기차고 시끌벅적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차분하게 정리되어 공중정원 이상의 상층부에서는 도심 속에서 찾기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파란색은 제조업 관련자, 붉은색은 체육 시설 이용자, 초록색은 기타 공공 또는 상업 시설 이용자를 나타낸다. 세 집단은 각각의 목적으로 이곳에 모여 순환 동선에서 섞이게 된다.

지층 진입로를 통해 다닥다닥 붙은 상가들로 막혀있던 대림상가와 제조업 블록 사이를 연결하고 3층에서 브릿지를 통해 대림상가 보행데크와의 적극적 연결을 이룬다. 대림상가의 매스에 반응해 비워진 매스는 동서로 연속된 풍경을 만들어 낸다.

1층에서 내 외부로 차량, 보행 순환동선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순환동선은 제조업 블럭에 부재했던 효율적인 이동 동선을 제공한다. 순환동선에  걸쳐진 건물들이 철거되어 생겨난 빈 공간은 맞벽으로 막혀있던 건물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공간은 공공공간으로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에 생겨나는 블럭 내부의 규모 있는 건물들은 브릿지로 메가스트럭쳐의 상층부 순환동선과 연결될 수 있다.

도시위에 떠 있는 공중의 거대한 보이드는 세운상가 군과 주변에 새로운 풍경을 제공해 그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할 것이다.

청계천, 지층 순환 동선, 저층부 순환동선, 공중정원 순환 동선,  주거  순환동선들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 내는 도시적 단면을 볼 수 있다.

순환 동선은 이동의 목적만이 아닌 외부 작업, 전시, 특히 3층에서는  카페나 식당 등의 야외 상업 활동의 공간이 된다. 이러한 풍경들과 수직적으로 높이 올라가는 체육 공간 안의 활동들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수많은 이벤트가 이어지는 다채로운 풍경의 도시 속 산책로가 될 것이다.

지하 1층의 주차장은 제조업 특성상 일반적인 주차장보다 높은 층고와 차로 너비로 계획되었다. 내부의 순환 동선은 하적과 물류 이동을 위해 이용된다

1층에서는 동서남북 변의 중간 매스를 덜어내 보행자 진입로를 낸다. 기존 도시조직에 존재했던 남북의 주도로 역시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제조 업장은 기둥 열을 따라 모듈화되어 구획, 임대되기에  다양한 크기의 공간 요구에 대응한다. 1층에는 상층부로 갈수없는 중량제조업, 대로변에 면해야 하는 공구,  자재상가등이 입주하게 된다.

새로이 생겨난 순환 동선은 효율적인 물류, 보행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사이사이에 생겨난 공공공간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죽어 있던 건물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2층에는 경량 제조업, 제조업을 보조하는 창고, 전시실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램 배치는 임의가 아닌 기존 제조업 생태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내부 복도는 주로 제조업 관계자들의 업무 동선이 되고, 외부 순환 동선은 주로 외부인의 이동 동선이 된다. 1층과 2층의 외부 순환동선에서는 작업장 안에서 하기 힘든 작업이나 상품 진열 등을 할 수 있다.  모서리의 코어는 주로 공공영역 이용자를 위해 이용된다.

3층에서는 대림상가 보행데크와 공중 진입로를 통해 연결된다. 대림상가 변에는 제조업을 지원하는 공공 프로그램들이 들어가 세운상가 군의 공공 제조업 프로그램과 연계될 수 있다. 외부 순환 동선에 면한 공간은 기존 지역의 소규모 식당과 상업 프로그램을 수용하게 되어 도시 스케일의 상업 가로를 공중에 만들어낸다. 도시 외부로 면하는 부분에는 지역 기반 창작자들의 아틀리에가 위치해 그들의 작업, 전시가 도시 외부적으로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4층에서부터는 체육 프로그램이 들어가며 대림상가 변에 전시관, 극장, 가변형 다목적실 등이 위치한다.

5층 역시 체육 프로그램이 들어가며 4층에서부터 수직적으로 올라오는 체육 공간, 공공 공간의 경우 5층에서 그것을 조망 할 수 있다.

공중 순환로에서는 공중 정원, 놀이터, 야외 운동시설 등의 프로그램이 들어가며 200m에 달하는 쌍 기둥 열주와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공적 이벤트는 특별한 풍경이 된다.

제조업 청년 주거 층에는 3~4인 가족, 2인 쉐어, 1인, 세 타입의 주거가 들어가며 기본적으로 서향 타입 주거는 발코니가 있어 캔틸레버가 차양 역할을 하게 된다. 복도형이기 때문에 A 타입 마당이나 B타입 거실과 복도가 붙어 있는데  중간에 보이드 공간을 통해 버퍼존을 만들어내어 공공영역과 사적 영역의 적절한 구분과 섞임을 의도하였다. 동시에 이러한 오프닝을 통해 채광과 환기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모서리에는 입주민 공공시설이 있는데 앞서 말한 사적 공적 영역의 섞임이 그것들로 향하는 동안의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줄것이다.

졸업작품을 끝으로 길었던 대학생활의 끝을 알립니다. 남은 한 학기 동안은 취준생의 신분이 되겠네요. 응원해주고 조언해준 친구들 , 항상 서로 도움이 돼준 설계반 친구들, 코로나로 인한 많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졸업작품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게 힘써주신 교수님들, 외부 크리티커 분들, 제 졸업작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다져주신 지난 4년간의 설계 교수님들과 전공 교수님들, 특히, 열정적인 수업과 크리틱 그리고 격려로 이번 학기 동안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신 정현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졸업작품 동안 예민했던 저로 인해 힘들었을 문로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 고마운 가족들, 긴 대학생활 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으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가장 큰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의견

1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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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agnskr
3 년 전

와우…..

JIN
3 년 전

평면이…엄청 압도적이네요

KIM SANGHOON
3 년 전

파! 펴놔된 dosim 속의 제조! UP을 콜렉팅하는 뉴 T.y.p.e

Namoo
3 년 전
Reply to  KIM SANGHOON

와 정말 재밌다..ㅋㅋㅋㅋㅋ

김세희
3 년 전

멋지다?????긴 대학생활 동안 많이 배우고 성숙했네. 직접 가서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밖에 보지 못해 아쉽다. 멋진 설계사가 되어 얼른 프로젝트 속 건물 지어줘. 우리 유완이도 저기서 즐기고 생활하는 날이 곧 오길!

최은주
3 년 전

고생하셨어요 오빠 ㅎㅎ

조현건
3 년 전

수고하셨습니다!

김수정
3 년 전

수고하셨어요 오빠

香川真司
3 년 전

ホンジブ君の卒業本当におめでとう!!
後からの就活も頑張ってね!
졸업 축하합니다!

정은지
3 년 전

오빠 너무 고생많았어.. 내일 왕십리 6출 알지?

박은영
3 년 전

홍집오빠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너무 멋진 작품인거같아요~
나중에 오빠가 세운 멋진 건물 진짜 구경시켜주세요 ㅎㅎㅎ

김용균
3 년 전

열정이 느껴지네. 자기 철학을 실현하는 멋진 건축가가 되길!

문로
3 년 전

정말 수고했어~ ^^

Cha
3 년 전

정말 고생많이한게 보이네 긴 대학생활 수고했고 마무리 잘 되길 바랄께

광재
3 년 전

인상깊은 구성이다! 실물을 보고싶지만 아쉽구만ㅜ
고생많았고ㅎ 곧 보자구

김홍린
3 년 전

고생한 흔적이 묻어나오는 작품이네. 고생했다 홍집아!!
세계로 뻗어나가는 건축가가 되길!

김경진
3 년 전

정말 수고가 많았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걸맞는 구상인 듯하고, 앞으로도 멋진 창작 활동을 기대한다~!

yoon
3 년 전

홍집오빠 멋쩌여어어어
 

지나가던 종로구민
3 년 전

너무나멋집니다 이런게 들어서면 참좋을텐데….상상에 그치는게 넘 아쉬워요